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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화 검사의 채식사랑] 물을 아끼려면?

김주화 부산동부지청 검사

현재 북인도, 중국 북동부, 미국 서부 지역은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과일, 채소, 견과류의 50%를 생산하는 곳이지만 올봄 주 전역이 가뭄 재해 지역으로 선포되었다. 북인도에서는 일주일에 단 한번 30분간 물을 공급 받는데, 물을 얻기 위해 서로 싸우다가 세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가뭄과 사막화는 더 이상 아프리카나 일부 건조한 사막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발생하는 홍수, 가뭄, 자연적인 물 흐름의 장애는 세계 인구의 절반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스톡홀름 국제 물 연구소에 따르면 약 70%의 물이 농업에 쓰인다. 그 중 많은 양이 사료용 옥수수와 콩 재배에 쓰이는데 지구에서 수확되는 곡물의 36%, 콩의 74%는 인간이 아닌 동물의 먹이가 된다.

전문가들의 계산에 의하면 쇠고기 1kg에는 5,000~2만ℓ의 물이 사용되지만 밀 1kg에는 500~2,000ℓ의 물이 사용된다. 즉, 육류 생산에는 물이 10배나 더 소모된다.

우리 모두가 물을 아끼기 위해 샤워를 전혀 하지 않더라도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생활용수로 쓰이는 물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쇠고기 1파운드 혹은 햄버거 4개를 먹지 않으면 6개월간 샤워를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많은 물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는 물의 소중함을 더욱 실감케 한다. 지구온난화로 온도가 높아지자 대기와 토지는 건조해지고 곳곳에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하여 육지의 물 저장능력은 줄어들고, 곡식 생산량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전 세계의 물과 식량 부족이 깊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축의 사육은 이처럼 고갈되고 있는 지구의 수자원에 또 다른 방향으로 피해를 준다. 축산 폐기물은 강과 하천을 인과 질소로 오염시켜 부영양화를 일으키고, 가축에게 투여되는 항생제, 호르몬, 가죽의 무두질 과정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 사료용 작물에 살포되는 비료와 살충제는 수질을 오염시켜 바다의 생태계까지 파괴시킨다. 가축이 배출하는 암모니아 가스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총 배출량 중 64%에 달하며, 산성비의 주원인이 된다.

지구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물과 자원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자원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주어지는 물과 식량은 부족해 질 수도 있고 풍부해 질 수도 있지 않을까.

많은 전문가와 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난화와 생태계의 파괴 원인을 수 없이 밝혀왔고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해결책으로 채식을 제시한다. 우리가 지구의 온난화와 기후 변화,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저 입맛과 습관 때문에 한 조각 고기를 한 조각 두부로 바꾸지 못하고 지구가 스스로 회복될 수 없는 정점을 넘어선다면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를 원망할 것이다. 오늘날 싼 값에 소비하는 온갖 동물성 식품과 제품은 지구의 자원 소비와 환경 파괴로 생산되었고 그 환경적 대가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이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