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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화 검사의 채식사랑] 건강한 몸 건강한 사회

김주화 부산동부지청 검사

미국연방수사국(FBI)에서는 범죄자가 얼마나 사회에 위협적인지 판단할 때 동물 학대 부분을 공식적으로 고려한다. 많은 연쇄 살인범들이 어린 시절 동물을 학대했다고 하는데 이는 연쇄살인범이 정신적,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함을 드러낸다.

한편, 신체의 건강에 대해서는 질병에 잘 걸리지 않고 우수한 체력을 지닌 것을 보통 생각한다. 독일 암연구소에서는 육식인과 채식인의 면역력을 비교하는 연구를 했는데, 체내의 백혈구 숫자는 같더라도 채식인의 백혈구가 암세포와 감염세포를 제압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서아프리카 가나에서는 보건당국과 채식을 장려하는 한 단체의 도움으로 유아 사망률이 높은 마을에 대하여 완전채식(우유와 유제품, 달걀을 포함하여 일체 동물성 음식을 배제하는 것으로 비건(vegan)식이라고도 함)을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100명당 27명의 유아가 사망하던 마을에서 단 한 명의 아이도 죽지 않았고, １년에 두세 번 말라리아에 걸렸던 사람들이 식사를 바꾼 후 20년이 넘도록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았다.

사실 동물성 단백질은 그 존재 자체로 인체의 면역체계에 나쁜 결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음식으로 섭취한 동물성 단백질이 소화과정에서 잘게 부서지지 않은 채 혈류에 유입되면 인체의 면역체계는 이를 낯선 침입자로 취급한다. 이때 인체의 면역 체계는 동물성 단백질과 흡사한 우리 몸의 조직과 세포까지 공격하고 파괴한다. 제1형 당뇨병, 다발성 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선 기능항진 및 저하증, 신장염, 근육염 등의 자가면역성 질환의 발병은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

체력적인 면에서도 채식의 이점은 크다. 채식인은 육식인보다 지구력이 평균 두세 배 이상 높고 소모된 체력을 회복시키는 능력은 약 5배나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전거 페달 밟기, 두 손 들기와 같은 단순한 근력과 지구력 테스트만 해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같은 피실험자들이 일정기간 채식을 한 경우에는 육식을 한 경우와 확연히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니 세계 격투기 챔피언인 권영철, 복싱 챔피언 모하메드 알리를 비롯하여 수많은 철인 경기 선수들이 채식인이라는 사실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등불과 같았던 위인들도 채식을 실천하면서 육식에 대한 경고를 했었다. ‘도살장이 있는 한 전쟁터가 있을 것이다’(톨스토이), ‘우리 자신이 곧 살해당한 짐승들의 살아 있는 무덤이거늘 우리가 어찌 이 지구상에서 이상적인 상태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버나드 쇼), ‘내가 그랬듯이 다른 사람들도 동물 살해를 지금의 살인과 똑같이 여길 날이 올 것이다’(레오나르도 다 빈치), ‘한 나라의 위대함은 짐승을 다루는 방식으로 판단할 수 있다’(간디).

이런 격언들을 떠올려 보니, 개인의 신체적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 풍조는 공장식 축산업과 대량 살상을 부양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깊은 관련이 있는 듯하다.